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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는 수다

무계획 식탁 4 : 5월 상반기, 멈출 수 없는 채소 식탁

#코로나 19시대의 식탁 기록

#느낌대로 장 보고 장 본 대로 해먹는 집밥

#먹는 인간의 굴레 

 

[유즈풀의 낮] - 무계획 식탁 3 : 4월 유행따라 먹는 식탁

 

무계획 식탁 3 : 4월 유행따라 먹는 식탁

#코로나 19 시대의 식탁 기록 #느낌대로 장 보고 장 본 대로 해먹는 집밥 #먹는 인간의 굴레 [유즈풀의 낮] - 무계획 식탁 2 : 3월 도움! 밀키트!! 무계획 식탁 2 : 3월 도움! 밀키트!! #코로나 19 시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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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라거스를 샀다. 감자 파는 문순 도지사님이 아스파라거스를 팔기 시작했고 수출용으로 키운 최상품 아스파라거스는 나무처럼 굵고 실한 모습이었다. 경쟁이 치열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물러나 다른 농가의 아스파라거스를 샀다.

 

 

 

그리고 나무가 왔다. 말도 안 되는 굵기와 싱싱함. 그동안 내가 먹어왔던 아스파라거스는 무엇이었나. 귀하고 값진 식재료라는 생각에 ‘아스파라거스 보관법’을 검색했다.

 

 

 

밑동이 아래쪽으로 가도록 해 세워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해 집에서 가장 긴 통인 물통을 꺼내왔다. (하지만 거대한 아스파라거스 나무에겐 역부족. 그러다 다른 방법이 없어 물통을 쓰기로 한다) 밑바닥에 물을 흥건히 적신 키친타올을 두툼이 깔고 아스파라거스를 세워 넣은 뒤 커다란 비닐봉지로 묶어 냉장고에 보관했다. 이렇게 보관하니 보름이 지나도 갈변하거나 시들지 않았다. 마지막 한 개까지 싱싱하고 아삭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첫 아스파라거스 개시! 아스파라거스와 닭가슴살 볼, 계란 후라이를 올린 샐러드!

 

 

이미지 출처 : https://store.kakao.com/ocook/products/55567274?ref=share 

 

닭가슴살 볼은 요렇게 골고루 묶어 파는 제품을 샀다. 닭가슴살 볼, 소시지, 스테이크 같은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어서 샐러드, 샌드위치, 볶음밥 등등 여러 식탁에 활용하기 좋았다. 

 

여튼 첫 아스파라거스는 샐러드로 만들어 먹었는데… 실패했다. 왜냐하면 원래 하던 대로 조리해 너무 물러졌기 때문이다. 원래는 밑동을 조금(2~3cm쯤) 잘라내고 필러(감자 깎는 칼)로 살살 껍질을 벗겨낸 다음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구워야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싱싱하고 거대한 국내산 최상품 아스파라거스는 손질한 다음 데치지 않고 그냥 구워도 질기기는커녕 아삭하고 채즙이 가득하다. 

 

 

친구 협찬품 자이글.

 

문순 도지사님의 아스파라거스 + 고기 먹방 보고 삼겹살 샀다. 가느다란 아스파라거스를 얇은 베이컨에 돌돌 말아 먹었다면 굵고 실한 아스파라거스는 두툼한 삼겹살과 먹는 것이 인지상정. 크게 쌈 싸서 입에 넣던 그 맛, 잊을 수 없다.

 

 

 

로메인에 표고버섯, 냉동 큐브 두부, 아스파라거스 구워 올렸다. 고소한 참깨드레싱 촵촵.

 

 

 

냉동 큐브 두부는 요런 건데 기름 둘러 프라이팬에 굽거나 에어프라이어에 돌려서 겉바속촉한 샐러드 토핑으로 먹기에 좋다.

 

 

 

로메인, 루꼴라에 표고버섯, 아스파라거스 굽고 닭가슴살 볼(매운맛) 올려서 먹었다.

 

아스파라거스와 함께 부지런히 샐러드를 해먹었는데 그 이유는 샐러드 채소를 사재기하다시피 사버렸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https://pf.kakao.com/_IDucj

 

로메인을 사려고 검색하다가 ‘맹다혜 씨네 작은 텃밭’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는데 뭔가 너무 귀엽고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이고 막 그랬다. 홀린 듯이 전 상품을 구경하다가 무려 9종의 채소와 버섯을 구매했다.

 

그리고 다음 날 택배 상자를 열어보고 아주 조금 ‘내가 미쳤었구나!’ 했다. 아주 싱싱하고 부드러운 채소들이 가득 도착했고, 덤으로 더 주셨나 싶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이 여리고 순수한 채소들을 상하게 만들어 음식물 쓰레기통에 직행하지 않도록 보관하고 요리해야 할 의무가 느껴졌다.

 

 

루꼴라, 로메인, 미니코스, 시금치,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어린잎 채소, 모둠 쌈

 

루꼴라, 로메인, 미니 코스 같이 낯선 채소들의 보관법을 잘 모르지만 시금치의 경우 신문지에 싸서 밀봉해 뿌리쪽이 아래로 가도록 세워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루꼴라, 로메인, 미니코스 등등 모두 키친타올로 감싸 밀봉해 냉장고에 최대한 세워서 보관했다. 갑자기 늘어난 채소 덕에 냉장고가 좁아졌다. 꽉 찬 냉장고만큼 부담감도 가득 찼다.

 

 

 

당장 모둠 쌈부터 해치우기 위해 갈비를 구웠다. 

 

 

 

아침은 무조건 샐러드. 

 

 

 

올리브와 닭가슴살 올린 미니코스 샐러드에 오리엔탈 드레싱 촵촵.

 

 

이미지 출처 : http://www.ottogi.co.kr/product/product_view.asp?page=1&hcode=11&mcode=20&stxt=&orderby=BEST&idx=1999

 

왼쪽의 노릇노릇한 건 오뚜기에서 나온 냉동 크로크 무슈를 에어프라이어에 돌린 것. 큰 기대 없이 간식용으로 사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닭가슴살, 아스파라거스, 루꼴라를 넣고 치킨 스톡으로 맛을 낸 내 멋대로 파스타와 루꼴라에 오리엔탈 드레싱만 두른 샐러드, 그리고 요즘 자주해 먹는 하얀 오이 무침.

 

[내 멋대로 파스타]

1.올리브유에 편 썬 마늘을 볶는다.

2.해동한 냉동 닭가슴살을 넣어 볶는다.

3.손질한 아스파라거스와 방울 토마토를 넣어 볶는다.

4.재료들이 어우러진다 싶을 때 면수를 2~3 국자 넣고 치킨 스톡 한 숟가락 넣는다.

5.보글보글 끓이다가 조금 덜 삶아진 면을 넣고 국물이 없어질 때까지 졸이듯 볶는다.

6.마지막에 루꼴라를 넣고 불을 끈 뒤 섞는다.

7.산더미 처럼 쌓아 놓고 먹는다.

 

파스타 소스가 없을 때 아무거나 넣고 치킨 스톡으로 간 맞춰 먹는 파스타. 이렇게 차려주면 배선생은 “이건 무슨 파스타야?”라고 묻는다. 그럴싸하게 대답하고 싶은데  “그냥 내 맘대로야. 그냥 먹어.”라고 하게 된다.

 

[하얀 오이 무침]

1.오이를 길게 반으로 썰어 속을 파낸다. 

2.적당한 크기로 썰어 볼에 담는다.

3.연두 1숟갈, 참기름 1숟갈, 깨 왕창 넣고 소금은 한 꼬집 살짝.

4.마구 버무린 후 먹는다.

 

트위터에서 보고 따라 한 간단 반찬인데 맵고 짠 메인 요리에 곁들여 먹거나 고춧가루 가득한 김치 반찬이 질릴 때 먹으면 좋다.

 

 

 

인터넷으로 요거 사서 어린 잎채소 깔고 꼬막 비빔밥. 밥 차리기 싫을 때 대충 올려서 내놓아도 그럴싸해서 좋다.

 

 

 

훈제오리와 아스파라거스 구워서 샐러드, 곤드레 밥.

 

 

 

곤드레 밥 너무 맛있어서 밥그릇 핥았다.

 

 

이미지 출처 : http://www.homeplus.co.kr/app.product.GoodDetail.ghs?comm=usr.detail&good_id=140542326

 

홈플러스에서 파는 곤드레 캔 정말 최고다. 2캔 샀는데 너모 맛있어서 연달아 두 번 해먹고 후회했다. 2캔밖에 안 산걸.

 

[초간단 곤드레 밥]

1.캔을 딴다.

2.곤드레 물기를 꼭 짜서 쫑쫑 썰고 간장 1숟갈, 참기름 1숟갈 넣고 조물조물.

3.쌀 2컵 씻어서 밥물 맞추고 그 위에 곤드레 올린다.

4.취사 버튼 누른다.

5.간장, 참기름, 깨, 고춧가루, 파, 다진 마늘, 청양고추(선택) 넣은 양념장 만들어 비벼 먹는다.

 

 

 

토마토 달걀 볶음과 쑥갓 두부 무침, 된장국.

 

[토마토 달걀 볶음]

1.파기름을 낸다.

2.달걀을 풀어 팬에 붓고 덩어리지게 익힌다.

3.토마토와 버섯을 넣고 볶는다. 

4.소금을 넣어 간 맞춘다.

5.루꼴라를 넣고 섞어준 다음 후추를 뿌려 마무리

 

정석대로의 토달볶이라면 부추가 들어가는데 집에 루꼴라가 많으니 루꼴라를 넣고 했다. 이렇게 된 것 내 맘대로 하자 싶어 버섯도 넣고 푸짐하게 만들었다.

 

[쑥갓 두부 무침]

1.끓는 물에 쑥갓을 30초 정도 데치고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2.면보에 두부를 꼭 짜서 물기를 없앤다.

3.소금, 마늘을 넣고 적당히 썬 쑥갓과 두부를 넣어 조물조물.

4.참기름과 깨로 마무리.

 

4월에 수제비 해먹으려고 샀던 쑥갓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키친타올로 감싸 밀봉해 두었지만 너무 오래도록 내버려 두어서 상했을까 봐 열어보기 두려웠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두부 넣고 나물해 먹었다. 식당에서만 먹어본 반찬을 내가 하다니. 나님 칭찬받아 마땅하다!

 

 

 

명절날의 전처럼 쌓아 놓고 먹은 프렌치토스트.

계란 물에 10분 담가 놓고 구웠는데 속까지 계란이 흡수돼서 더 촉촉하고 부드럽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paris.co.kr/product/토종효모-꿀-토스트-플러스/ 

 

나는 두꺼운 요 식빵으로 만들었는데 일반 식빵으로 계란 물에 10분 담궈놔도 괜찮을진 모르겠다.

 

 

 

엄마가 지져 먹으라고 준 총각무 묵은지로 볶음밥 만들었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엄지 척. 하얀 오이 무침은 이렇게 김치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루꼴라, 로메인 깔고 계란 후라이와 슬라이스 햄 넣은 샌드위치. 통후추 촵촵 갈아 뿌리면 더 맛있다.

 

 

 

다음 날도 식빵 파티. 사진은 두유랑 찍었지만 핸드드립 내려서 커피랑 먹었다. 밀가루와 카페인 조합은 언제나 사랑.

 

 

 

내 사랑 떡볶이. 떡볶이를 사랑하는 것에 반해 내 떡볶이 실력은 형편없다. 떡볶이스러운 맛 내는 것이 너모 어렵다. 그러다 찾은 방법은 시판 떡볶이 소스를 사는 것.

 

 

이미지 출처 : http://www.ottogi.co.kr/product/product_view.asp?page=1&hcode=&mcode=&stxt=떡볶이&orderby=BEST&idx=2100

 

왜 진작에 이렇게 쉽고 확실한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나. 요 제품을 알고 나서 내 떡볶이 자신감은 항상 완충 상태. 

 

 

 

베이컨 크림 파스타와 로메인 샐러드. 서양식 느낌 낭낭하면서도 채소 소비 왕창.

 

 

 

이제는 완벽 마스터한 간단 잡채. 시금치 대신에 마지막 루꼴라 넣고 했다.

 

[간단 잡채]

1.당면을 불린다. 최소 1시간.

2.간장, 다진 마늘로 고기 밑간한다. 최소 30분.

3.후라이팬에 밑간한 고기를 볶는다. 양념 때문에 팬이 탈 것 같을 때 물을 두 컵 정도 넣고 끓인다.

4.고기가 다 익으면 간장, 설탕, 참기름, 다진 마늘, 불린 당면을 넣어 익힌다.

5.보글보글 끓으면 채를 썬 당근과 양파를 넣고 익힌다.

6.물이 거의 졸아들고 당면이 투명하게 익으면 루꼴라(시금치)를 넣고 섞는다. 

7.참깨 뿌려서 먹는다.

 

물이 다 졸아드는 타이밍과 당면이 익는 타이밍을 맞추는 게 중요한데 이게 참 어렵다. 그래도 한 두 번 해보면 적당한 감이 생긴다. 그 타이밍만 잘 잡으면 좋아하는 잡채를 쉽게 먹을 수 있다.

 

5월 상반기의 식탁,

이 보름간은 정말 채소를 씻고 다듬고 먹느라 쉴 새가 없었던 것 같다. 무슨 생각으로 한 번에 그렇게 많은 채소를 사들였는지 후회도 했다. 그래도 시들어 버리는 것 하나 없이 잘 보관하고 잘 활용해 먹었다. 고생한 나님 칭찬한다. 

이렇게 식탁을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뭔가 더 잘 해먹고 싶어졌다.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더 신경 써서 차리게 된다. 잘 차려 먹은 식탁 사진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긴 하지만 보여주기식 기록으로 전락해버릴까 조심스럽다. 인위적인 식탁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자고 다짐한다. 내가 바라는 건 그럴싸한 음식도 예쁜 상차림도 아닌 식탁 위에 오가는 정다운 온기라는 걸 잊지 말아야지.(☞ 대략 식탁 차리느라 힘들다고 배선생에게 짜증 낸 것 반성하는 얘기.)

 

<다음 편에서 계속 ☞☞☞>

[혼자 떠는 수다] - 무계획 식탁 5 : 5월 하반기, 알뜰살뜰 재난지원금으로 꾸린 식탁

 

무계획 식탁 5 : 5월 하반기, 알뜰살뜰 재난지원금으로 꾸린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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